버마자료 & NEWS2005/06/02 14:46
[경향신문 2005-05-23 09:27]

20일 MBC-TV ‘W-special’에서 방영된 ‘총을 든 붓다의 후예들’ 는 기억 속에서 잊어져가고 있는 미얀마의 민주화와 인권을 환기시켰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40년 군부독재로 인해 국제사회 최악의 인권국가로 지목받고 있는 미얀마. 지금 그곳은 1,400여명의 정치점이 수감되어 있다. 살해, 고문, 강간, 재판 없는 구금, 강제 이주, 강제 노역 등 인권 상황은 최악의 수준이다. 언론, 집회, 결사의 자유도 완전히 봉쇄되어 있다. 소수민족에 대한 폭력도 무방비 상태다. 학생들은 펜을 놓고, 승려들은 법복을 벗고 한 손에는 목탁을, 다른 한 손에는 총을 들고, 농민들은 삶의 터전을 포기하고 전선으로 달려가 무장투쟁을 하고 있다.

1990년 아웅산 수지 여사의 NLD(민족민주동맹)가 총선에서 압승했지만 군부는 정권을 이양하지 않았다. 수지는 2003년 9월 자신의 지지자들과 친정부 세력이 충돌한 뒤 군부정권으로부터 또다시 가택연금당해, 지금까지 풀려나지 못하고 있다. 미얀마 군부는 1988~1995년 6년간 수지를 가택 연금한 뒤 다시 2000년 7월~2002년 5월, 2003년 5월부터 지금까지 모두 세 차례에 걸쳐 수지를 장기간 연금했다.

국제사회는 수지 여사에게 노벨 평화상을 수여하면서 가택 연금을 풀고 국민들의 민주화 요구에 귀 기울여 달라고 했다. 그러나 현실은 결코 희망적이지 않다. 세계의 민주주의 수호와 자유를 위해 앞장선다던 미국도, 서방세계도 미얀마의 비민주화에 대해 성명서를 내기는 하지만, 내정 불간섭을 내세우며 침묵으로 일관한다.

아시아 어느 나라에서도 미얀마 인권 문제를 적극적으로 제기하지 않는 판에 우리가 나설 필요가 있겠느냐는 일부의 주장도 있다. 실제 동남아 국가들은 내정 불간섭을 이유로 미얀마의 인권에 대해서는 눈을 감고, 입을 다물고, 귀를 막고 있는 실정이다. 이들은 미국과 EU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동남아국가연합(ASEAN)에 미얀마를 가입시켰다.

미얀마의 현실은 25~30년전의 우리의 현실과 크게 다르지 않다. 그런데 한국 정부는 최근 미얀마 민주화운동가 9명의 난민인정을 최종적으로 불허하고 출국권고서를 발부했다. 그들은 “한국은 민주화를 이룬 나라로서 군부독재에 신음하는 아시아 국가들에게 본보기가 되고 있다. 이젠 한국이 민주화의 토양을 그들에게 나눠줘야 하는 것 아니냐? 고 외쳤다.

70년대 대표적인 반유신 민주화운동인 ‘전국민주청년학생총연맹’(민청학련) 구속자를 비롯한 양심수들을 지원했던 앰네스티 일본지부 회원들.은 지난 20일 방한해서 “감옥에 갇혔던 사람들이 장관도 되고 국회의원도 됐다는 소식을 듣고 이들이 고통 받고 있는 다른 나라의 민주화 인사들을 위해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고 되물었다.

민주화를 열망하며 이국땅에 난민 신청을 한 미얀마인들이 우리의 기억 속에서 서서히 잊혀지고 있다.

〈미디어칸 장원수기자 jang7445@khan.co.kr
Posted by 꼬 마웅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