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마자료 & NEWS2005/11/14 11:25
[중앙일보 2005-11-14 05:11]

[중앙일보 오대영] 민주화를 향한 아시아의 발걸음이 더디기 짝이 없다. 나아지고 있다고는 하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우려할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아시아 국가들의 민주화 수준에는 양극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프리덤하우스.국제투명성기구.국경없는기자회가 각각 매년 발표하는 세계 민주화 지수, 청렴도, 언론 자유도 등을 분석한 결과다.

◆ 양극화하는 민주화=프리덤하우스에 따르면 2004년 23개국 가운데 ▶일본.몽골 등 7개국이 '자유' ▶말레이시아 등 6개국이 '부분적 자유' ▶북한 등 9개국이 '비(非) 자유'로 분류됐다. 2000년과 2004년을 비교하면 8개국의 민주화 지수가 높아졌다. 악화한 곳은 방글라데시.네팔 등 2개국이었다. 그러나 비자유 국가의 경우 권력이 공산당(북한.중국.베트남), 군부(미얀마.파키스탄), 국왕(부탄) 등에 더욱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이들 나라에서는 이른 시일 내에 사정이 나아질 가능성이 작다는 점을 시사하는 것이다.

또 국제투명성기구가 최근 발표한 '각국 부패지수(CPI)'에 따르면 조사 대상 19개국 가운데 10개국의 청렴도가 지난해보다 좋아졌다. 스리랑카 등 4개국은 나빠졌다. 문제는 청렴하지 못한 아시아 국가의 부패 수준이 심각하다는 점이다. 10점 만점 중 7점 이상을 받은 곳은 싱가포르와 일본뿐이었다.

언론 자유도도 양극화 현상을 보였다. 국경없는기자회에 따르면 대만 등 12개국 언론 자유도가 지난해보다 개선됐다. 필리핀 등 6개국은 악화됐다. 국경없는기자회는 "인도 여성 언론인의 활동이 활발해지는 등 아시아 언론 미래에 희망이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파키스탄 등 8개국의 언론 자유도는 조사 대상 168개국 가운데 최하위권(150등 이하)이었다. 또 탁신 태국 총리나 아로요 필리핀 대통령과 같이 언론에 부정적인 지도자도 적지 않다. 이들은 정부를 비판한 기자나 언론사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즐겨 내고 있다.

◆ 테러가 민주화 발목 잡아=아시아 민주화의 걸림돌은 반정부 무장단체로 지목된다. 인도네시아 군부는 최근 비밀 정보조직인 '코터'를 재건하고 있다. 코터는 반체제 인사를 감시하고 구속하는 등 인권 탄압의 대명사로 비난받다 수하르토 정권의 몰락과 함께 1998년 폐지됐다. 군부가 코터 재건을 추진하는 것은 이슬람 무장단체의 테러 때문이다. 정보력이 약해 2002년 발리 테러와 같은 불상사가 매년 발생한다는 판단에서다. AFP 통신은 "자카르타에서만 3만7000여 명이 코터 요원으로 다시 활동하기 위해 준비 중"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인권단체들은 "테러 차단 명분 아래 야당과 반체제 인사에 대한 인권 탄압이 자행될 수 있다"며 반대하고 있다.

탁신 태국 총리도 남부 3개 주에서 이슬람 반군단체들의 테러가 기승을 부리자 7월 3개 주에 비상사태법을 선포했다. 야당과 국제인권단체 등은 "인권침해 내용이 많다" "장기 독재를 위한 포석"이라며 비판했다. 그러나 탁신 총리는 "집권당을 지지하지 않는 주 정부는 중앙정부의 각종 지원에서 밀릴 것"이라며 밀어붙이고 있다.

네팔의 갸넨드라 국왕도 2월 공산 반군에 강력하게 대응한다는 명분으로 친위 쿠데타를 일으켜 국회를 해산하고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시민들의 민주화 요구와 국왕 하야 요구가 잇따랐다. 그러나 갸넨드라 국왕은 5월 "2000년 이후 보안군에 끌려가 실종된 사람이 1000명을 넘는다"고 밝힌 인권위원회를 해산하는 등 독재로 치닫고 있다.

오대영 기자 dayyoung@joongang.co.kr

Posted by 꼬 마웅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