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마자료 & NEWS2009/02/17 10:42
수많은 독재자들이 명멸했다. 영국의 독재자료 사이트 ‘딕테이터 오브 더 먼스’는 히틀러와 스탈린, 무솔리니를 역사상 최악의 독재자로 꼽았다. 나름대로 ‘독재지수’를 계산한 결과다. 이 지수는 대중의 증오도, 외교정책의 위험도, 압제의 정도, 국내 희생자의 수 등을 종합해 산출했다. 4~6위는 마오쩌둥, 호찌민, 프랑코였고 김일성은 10위에 올랐다. 김정일과 박정희도 각각 16·17위였다. ‘워싱턴포스트’가 선정한 독재자 순위는 생존자를 대상으로 한 것인데 김정일이 1위, 수단의 알 바시르 대통령이 2위, 버마의 탄슈웨 장군이 3위다. 압둘라 아지즈 사우디 왕세제가 4위,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이 5위, 로버트 무가베 짐바브웨 대통령이 6위로 나타났다.

이런 독재순위나 지수 따위는 숫자놀음처럼 비치기도 하지만 해당 국민들에게는 무엇보다 심각한 현실이 된다. 지도자의 독재지수는 뒤집어 말하면 민중의 고통지수를 뜻한다. 민주주의가 결코 낡은 가치로 취급될 수 없고 그래서 안되는 것도 이런 이유다.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연임 제한을 철폐하는 개헌에 성공하면서 당장 독재 강화 우려가 고개를 들고 있다. ‘딕테이터…’ 사이트 식으로 보면 ‘독재지수’가 급등했을 법하다. 그는 “2027년까지 대통령직을 수행하고 싶다”고 한다. 사회주의 체제로의 전환 가속화, 국가자산 매각 금지, 에너지 부문에 대한 국가통제 확대 등 ‘차베스식 개혁’에 박차를 가하기 위해서란다. 그러나 쏟아지는 국내외의 시각은 그렇게 우호적이지 못하다. 이미 10년을 집권한 차베스가 종신집권욕에 빠졌다는 의심 때문이다.

우리는 유엔 총회에서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을 악마라고 부르며 ‘반미의 선봉장’ 노릇을 하던 차베스를 기억한다. 미국 주도의 신자유주의에 대한 독설에 후련해 하기도 했다. 그 차베스마저 수없이 명멸한 독재자들의 반열에 드는 것 아닌가. 차베스는 민주주의 신봉자를 자처해 왔지만 자신을 반대하는 언론을 절대 용납하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이런 독재자의 면모로 ‘민주독재자’란 이름을 얻기도 했다. 예전에 의회가 자신의 권한을 대폭 강화한 데 대해 “볼리바르주의 혁명 완수를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고 했지만 불길함은 남는다. 한국적 민주주의를 한다며 유신헌법을 강행한 박정희가 생각나는 것이다.

<김철웅 논설위원>
Posted by 마웅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