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예지 기자 nextwave@hk.co.kr
반세기 넘게 독립을 위해 싸워온 미얀마 최대 소수 민족인 카렌족이 굴복해야 할 운명을 맞고 있다.
영국 더타임스는 세계 최장기 투쟁 기록을 세우며 미얀마 군정에 저항해온 카렌민족해방군(KNLA)이 최근 3년 동안 군정의 탄압으로 세를 거의 잃어 사실상 이들의 전쟁이 끝났다고 24일 전했다.
미얀마는 전체 인구 5,400만 명 중 3분의 2가 버마족이며 나머지는 카렌, 친, 몬 등 100여 소수민족으로 구성돼 있다. 2차 대전 당시 버마(미얀마의 옛 이름)를 지배하던 영국을 도와 일본군을 몰아낸 카렌족은 그 대가로 영국으로부터 자치주를 약속 받았다. 그러나 1948년에 버마가 영국으로부터 독립하자 약속은 휴지조각이 되었고 카렌족은 1949년 1월부터 독립투쟁에 돌입했다.
카렌족 정치기구 카렌국민연합(KNU)은 한 때 미얀마-태국 국경 지대에서 큰 세력을 형성하며 목재와 금, 아연 등을 태국과 거래하고 부족민에게 세금을 받아 학교와 병원을 운영하기도 했다. 하지만 1995년 근거지인 마너플라우의 기지를 정부군에 빼앗기면서 세력이 크게 위축됐다.
지난해 카리스마 넘치는 지도자 파도 만 샤르가 태국 은신처에서 암살된 것도 카렌족에게는 뼈아팠다. KNU는KNLA 병력 규모를 1만 명이라고 주장하지만 전문가들은 3,000~5,000명으로 낮춰 잡고 있다. 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의 연구원 데이비드 매티슨은 "카렌족은 점령지를 빼앗기면서 병사와 자원도 함께 잃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카렌족에게 우호적이었던 태국이 태도를 바꾼 것도 카렌족 약화에 큰 영향을 미쳤다. 미얀마의 천연자원에 눈독을 들이고 있은 태국은 자국 영토에서 카렌족 지도부를 몰아내는 등 미얀마 군정에 우호적인 제스처를 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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