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군부독재 정권이 바꾼 버마의 국호)는 민주화 문제 등 현안 탓에 (국제사회의) 손이 거의 닿지 않았지만 엄청난 천연자원과 발전 잠재력을 갖고 있다. 천연지 같은 상태라 우리가 중점적으로 관계를 발전시키면 양국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한나라당 허태열 최고위원은 11일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번에 큰 발견을 하고 왔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지난주 태국과 버마를 다녀온 그의 ‘큰 발견’이란 “속히 미얀마와 경제협력을 하자”는 것이다.
하지만 정작 버마의 상당수 국민과 해외 망명객들은 현 군부독재 정권과의 협력은 버마의 인권탄압을 가중시키고 민주화를 가로 막게 될 것이란 호소를 줄기차게 해오고 있다. 장기간 가택 연금 상태인 아웅산 수치 여사를 중심으로 하는 재야에서는 미국 등 서방세계를 향해 “경제 제재를 풀지 말아달라”고 촉구할 정도다. 버마 군부가 바로 그 ‘천연자원과 잠재력’을 미끼로 국제사회에서 독재 정권의 위상을 강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에 머물고 있는 버마 난민 마웅저(40)도 “버마의 자원은 그곳 민중의 것이지만 정작 외국은 민중을 수탈하는 자에게 자원의 값을 지불하고 있다”고 한탄했다.
마웅저와 같은 버마 난민들에게 ‘버마 진출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대통령 특사의 발언은 그야말로 청천벽력으로 들릴 것이다. 눈 앞의 이익에 함몰돼 이웃 국가의 인권과 민주주의를 도외시해서는 결코 국제사회의 존경과 지지를 받을 수 없다. 며칠 전 “대한민국은 아시아의 인권 선도국으로 국제인권 분야의 역할을 확대해 나가겠다”던 한승수 총리의 자랑이 무색하다.
장관순 정치부<경향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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