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마자료 & NEWS2011/09/20 13:02

23명 청소년 주도 ‘볼펜운동’ 버마난민에 학용품 모아 전달


31㎏에 달하는 큼지막한 상자 두 개가 지난달 25일 태국 메솟 ‘사무터학교’에 도착했다. 샛말간 얼굴의 버마난민어린이들이 눈을 빛내며 몰려들었다. 상자를 열자 나온 것은 색색의 볼펜과 학용품. ‘버마를 위한 청소년 볼펜행동’에 따라 23명의 한국 청소년들이 알음알음 주섬주섬 모아 전한 선물이었다.

한국 청소년들이 ‘버마를 위한 청소년 볼펜행동’에 나선 것은 지난 7월부터다. 서울동북여성민우회에서 버마 관련 강좌를 들은 것이 계기가 됐다. 버마가 어떻게 미얀마로 바뀌어 불리게 됐는지, 버마인들이 많이 사는 태국 메솟지역에 대한 설명과 그중에서도 미등록 난민 자녀들이 다니는 사무터학교에 대해서 알게 됐다. 자연스레 돕고 싶다는 생각으로 이어졌다.

볼펜행동 지도교사를 맡은 김희정씨(38·한국인권재단 모금기획 코디네이터)는 “볼펜은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가장 작은 행동이지만 같은 시대를 살고 있는 청소년이 다른 청소년에게 보내는 우정과 희망의 메시지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23명의 청소년들은 3주간 각자의 주변에서 볼펜행동을 실천했다. 한국 청소년들에겐 낯설기만 한 버마에 대해서 알리는 일은 어려웠지만 볼펜은 생각보다 쉽게 많이 모였다. 새것을 곱게 포장하고 정성들여 꾸민 엽서까지 건네는 친구들도 있었다. 오은지양(17·대진여고 2학년)은 “고등학생들이라 다들 관심 없을 줄 알았는데 우리 반에서만 22명이 6~7㎏가량의 볼펜·샤프·필통·스케치북 등 학용품을 모아줬다”며 “한 번 알면 조그만 거라도 도와줘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거기까지 가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린다”고 말했다.

오양은 학교 친구들과 함께 지속적으로 볼펜행동을 이어갈 구상도 하고 있다. 버마를 알고 알리는 일이 우선이라고 생각해 꾸준히 버마 공부모임도 가질 생각이다. 지난 10일 오양을 포함한 14명의 여고생들은 두번째 버마 공부모임을 가졌다. 버마에서 민주화운동을 하다가 1994년 한국으로 망명, 2008년 난민지위를 인정받은 마웅저(42)가 학생들과 함께했다.

마웅저는 “청소년 볼펜행동은 간편하게 참여할 수 있는 활동이지만 버마아이들이 처한 상황을 이해하고 도움을 줄 수 있는 뜻깊은 일”이라며 “버마아이들에게도 국제기관보다는 한국에 있는 친구나 형, 언니, 오빠들의 도움이 훨씬 가깝게 느껴지고 고맙게 생각될 것”이라고 말했다.

사무터학교도 한국 청소년들에게 감사편지를 보냈다. 도 흐텟 흐텟 아웅 사무터학교 교장은 자필편지를 통해 “이번 연도엔 특히 (여러 국제지원이 끊겨) 사무터학교 운영에 어려움이 있었는데 볼펜행동 덕분에 학생들의 수요를 채울 수 있었다”며 “볼펜행동 학생들을 사무터학교에 초대하고 싶다”고 밝혔다.

 

Posted by 마웅저